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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연애학개론

[연애학개론]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들

[연애학개론]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들


오랜만에 쓰는 오늘 [연애학개론]은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욕 하는 남자, 때리는 남자, 바람 피우는 남자 등등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유형의 남자들은 많고 많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범주를 제외한 일반적인 유형 가운데 제가 생각하는,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들의 다섯가지 유형을 한번 꼽아봤습니다.






1. 스캔남 - 상대방에 대해 모든 걸 아는 척하는 남자


보통 여자들이 정말 싫어하는 남자 유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캔남'입니다. 허세남도 싫고 수다남도 싫고, 못생긴 남자-_-도 싫고.. 싫은 남자 유형이야 쌓이고 쌓였지만 그 중에서도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이른바 귀엽게도 봐줄 수도 없는 스타일이 있는 법입니다. 이른바 스캔남. 얼마 만나지도 않은 나에 대해 모든 걸 전부 아는 것처럼 오만하게 구는 남자죠. 이런 남자들의 특징은 간단합니다. 몇 번의 만남 혹은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파악이 전부 끝난 것처럼 굴면서 "내가 볼때 당신은 이런 타입이야." 라며 쉽게 정의 내리고 쓸데없이 굴레를 씌우려 듭니다. 

이런 남자,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이렇듯 쉽게 단정 짓고 판정 내리는 이런 경솔한 남자치고 본인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이런 남자일수록 주제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여자를 진정으로 잘 아는 남자일수록 상대방에 대해 쉽게 단정 짓거나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중하게 다가서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죠. 그러니 명심합시다. 여자의 입장에서 약간의 허세는 용납이 되어도,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한 오만과 착각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러한 경솔한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이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너나 잘하세요." 







2. 조공남 - 지나치게 헌신적인 남자


누구나 아는 것처럼 연애에 있어서의 헌신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나친 헌신은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곤 하죠. 왜냐면 모든 헌신에는 맹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헌신남 혹은 조공남들은 항상 이런 식으로 얘기합니다. 
"난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넌 그냥 내가 해주는 것들만 부담 없이 받으면 돼. 난 그걸로 충분해."
하지만 이 말이 전부 사실은 아니죠.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남자들이 정말로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을까요? 
사실 공통적으로 딱 한 가지 바라는 게 있습니다. 방금 위의 문장에는 한마디가 생략되어 있다고 봐야죠.
"난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넌 그냥 내가 해주는 것들만 부담 없이 받으면 돼. 난 그걸로 충분해. (그러니 내 곁을 떠나지마.)"

세상 그 어떤 조공남도 자신이 헌신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사랑하고 연애하길 바라는 남자는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까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그의 말 이면에는 사실상 가장 부담스러운 책임과 압박이 뒤따르게 마련인거죠. 그래서 초기 연애에서의 일방적인 헌신은 위험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남자분들, 맹목적인 헌신은 이제 그만둡시다.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헌신'이 아닌 서로간에 감정을 주고받으며 교감하는 '연애'를 하셔야죠. 나란 존재까지 내팽개쳐버린 채로 간, 쓸개까지 모든 걸 박박 긁어 내어주며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건 사랑이란 이름을 가장한 또 하나의 폭력입니다. 그러니 지나친 헌신은 이제 그만두시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법부터 배운 후에 연애를 시작합시다. 
우리는 ‘용의자X'가 아니잖아요.







3. 발정남 - 스킨십 강요하는 남자


스킨십 강요하는 남자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우선 이 글을 쓰는 저는 이성과의 스킨십,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세상에 스킨십 안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과 강요하는 것은 분명 차원이 다르죠. 좋아하는 것은 '취향' 혹은 '선호'의 문제이지만 무언가를 강요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폭력'이 됩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나랑 사귀도록 강요할 수 없는 것처럼, 스킨십의 강요도 마찬가지의 문제라는 거죠. 스킨십을 강요하는 유형이야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바로 이런 식으로 어필하는 스타일입니다. 
"니가 스킨십을 허락하지 않으면, 난 더 이상 너랑 사귈 수가 없어." 라는 식의 선언류.
이 말은 바꿔 얘기하면,
"내가 너랑 사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라고 스스로 실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격이죠.

물론 스킨십, 중요합니다. 사랑을 하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 갈 이유가 없고, 스킨십 없는 무미건조한 연애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스킨십에 대한 서로의 견해 차이도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스킨십을 하고자하는 내 욕망만을 앞세우며, 스킨십을 원치 않는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니까요. 물론 그 반대로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친구의 스킨십을 무작정 냉담하게 거절만 하는 여성들의 태도 또한 잔인하고 이기적인 고문이긴 마찬가지이죠. 결국 스킨십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간의 적절한 양보와 타협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성분들께서는 남자친구의 스킨십 요구가 단순한 욕구에 의한 것인지, 사랑과 호감이라는 연애 감정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를 잘 구분하셔서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좀 더 너그러운 태도를 보여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스킨십을 원하는 남자친구의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런 것이니까요. 

반면에 이 글을 읽고 계신 남자 분들, 상대방이 원치 않는 스킨십을 무작정 강요만 하실 게 아니라,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꾸준하고 성실하게 잘 설득해봅시다. 옛말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_- 물론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고 좌절하진 말자구요. 연애의 행복은 스킨십순이 아니잖아요!







4. 미꿀남 - 모면과 회피 스킬로 일관하는 남자


네 번째로 얘기할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는 갈등의 순간에 모면과 회피의 스킬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이른바 '미꿀남(?)'입니다. 사실 이러한 모면과 회피 스킬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과 결과에 대해서는 [모면의 심리학]이란 예전 글에서 자세히 말씀드렸으므로 길게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우선 다른 것보다도, 연애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의 순간들을 정면 돌파하지 않고 끊임없는 모면의 스킬로만 상황을 줄기차게 회피하는 것은 결국 '관계에 대한 진정성'의 문제입니다. 모면하고 회피한다고 해서 전부 관계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만한 여지를 상대방에게 충분히 제공한다는 것이죠. 상대방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진심이 담겨있지 않는, 순간의 봉합을 위한 사과가 아닌 관계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이해를 위한 노력이니까요. 그러니 '오늘 하루만 대충 수습하고 살자'는 오대수식 미꿀남이 되기보다는 당면한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대화하며 고민하고 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직면남'이 되어봅시다. 어떠한 결과로 나타나든, 이러한 태도 그 자체, 그 노력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과정일테니까요.







5. 아사남 - 잡은 물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 남자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남자의 유형은 말 그대로, 잡은 물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아 상대방을 굶어죽게 만드는, 이른바 '아사(餓死)남'입니다. 이런 남자의 특징은 간단합니다. 사귀기 전에는 간도 쓸개도 다 내줄 것처럼 잘 해주다가도 막상 사귀고 나서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면 자신의 애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거나 혹은 게임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등 본인의 개인 생활에 더 치중하는 스타일을 말하죠. 한 마디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유형입니다.

그러니 여성분들은, 상대방 남자가 사귀기도 전에 간도 쓸개도 다 내줄 것처럼 헌신적으로 매달리면 오히려 그 진정성을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마당에, 나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바칠 것처럼 덤벼드는 이 남자, 조금 수상하지 않나요? 물론 그 순간, 그 남자의 마음이 진심일 순 있습니다. 지금 그 남자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결국 중요한 건 그 뜨거운 진심이 언제나 한결같이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송새벽을 기억하시나요? 그토록 좋아하던 엔제리너스 커피숍의 그녀, 류현경과 사귀기 위해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도움을 받아 연애에 성공했던 이들의 연애가 어떻게 끝이 났는지를 떠올려 봅시다.

그래서 저는 차라리, 처음부터 모든 걸 다줄 듯이 비장하고 헌신적으로 다가오는 그런 남자보다 약간은 무뚝뚝하지만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는 그런 남자를 추천합니다. 정말 괜찮은 남자는, 물고기를 한번 잡고 나면 다른 물고기에는 눈 돌리지 않고 잡은 물고기 하나만을 아껴주는 그런 남자죠. 그러니 사귀기 전에 보여주는 화려한 제스쳐와 현란한 액션에 혹하지 맙시다. 조금 무뚝뚝하고 많은 걸 해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보여도 막상 사귄 이후에는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며 한결같이 사랑해주는 그런 남자가 진짜 멋진 연인이자 배필일테니까요. 






마치며


사실 써놓고보니 지금껏 언급한 1번~5번의 남자 유형들을 저 스스로가 두루 갖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나 5번 아사남의 대표 아이콘-_-이랄까요. 어쩌면 이런 제가 이러한 주제의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조금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일수도 있으나, 저 스스로 반성하고자 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고 또 여자분들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계신 남자분들 또한 함께 스스로를 한번씩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오늘 글을 적어봤습니다. 어쨌든 이 글을 읽고 계신 피지알의 많은 분들은 부디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가 아닌 '놓치거나 헤어져선 곤란한 남자'이기를 바라며(혹은 그렇게 거듭나시길 바라며) 오늘 연애학개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