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학개론] 문자의 심리학
안녕하세요. 오늘의 [연애학개론]은 바로 '문자 메시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의사소통 수단 중 하나인 휴대폰, 그 중에서도 '문자 메시지'의 효용성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죠. 물론 요즘은 대세인 카카오톡에 밀려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지 오래인 우리의 문자 메시지이지만,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 문자 메시지 만큼 우리를 설레게 하는 동시에 속터지게 만드는 매개체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연애 상황(특히 짝사랑의 상황)에서의 '문자 메시지'와 그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1. 문자는 보내도 후회하고 안 보내도 후회한다.
평소에 수돗물을 퍼 쓰듯이 혹은 네이트온으로 대화하듯이 많은 양의 문자(혹은 카톡) 메시지를 주고 받는 우리들도 별거 아닌 메시지 하나를 가지고 끙끙대며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인데요.^^ 별로 친하지도 않고 뜬금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도 아닌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말까' 하는 마음의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 합니다.
과연 이런 고민이 들 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꾹 참고 안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제 경험상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문자는 보내도 후회, 안 보내도 후회입니다.^^ 정말 고민 고민해서 한 글자, 한 글자씩 꾹꾹 눌러서 보냈더니 막상 답장이 없을 때, 그 답답함이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죠. 하지만 그 반대로 안 보내면 또 안 보내는 대로 나중에 두고 두고 미련이 남게 마련이에요. 이 문자 메시지의 딜레마,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 저라면 어떻게 하겠냐구요?
글쎄요.. 뭐 정답은 없겠지만 저는 보내고 후회하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뭐든지 부딪혀보고 후회하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2. 답장의 세 가지 법칙
누군가를 짝사랑하게 될 때면, 제가 항상 겪었던 문자의 법칙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답장의 세가지 법칙'이죠.^^
우선 첫번째로, [10분의 법칙].
지금까지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전부다 메시지 수신이 잘 안되는 구형 휴대폰을 소지했거나 아니면 전부 지하 방에만 살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약속이나 한듯 하나같이 답장을 늦게 보낼리가 없으니까요. 네, 결국 '10분의 법칙'이란 말 그대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민 고민해서 어렵게 보낸 메시지는 절대로 10분 이내에 답장이 오지 않는다는 걸 말합니다. 누가 약속한 것도 아닌데.. 이런 경우, 정말 사람 피를 말리죠. 그리고 차라리 첫 메시지에 답장이 없으면 그나마 낫습니다. 한창 메시지를 잘 주고받던 상대방에게 대화 도중 큰맘 먹고 "그건 그렇고 우리 이번주 주말에 영화나 한편 보러갈래?" 라고 나름 아무렇지 않은 척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잘보내던 답장이 갑자기 잠잠합니다.;; 그 적막의 고통이란..덜덜덜.
물론 답장이 오기는 와요, 아주 나~중에, 그날은 바쁘다는 거절의 의사와 함께 말이죠..;;
잠깐 눈물 좀 닦고..
그리고 두번째로, [스팸의 법칙].
메시지를 보낸 후 10분 이내에 오는 답장들은,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그 사람의 답장'이 절대 아닙니다. 반가운 '딩동' 소리에 반색을 하며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면 평소엔 잘 오지도 않던 뜬금없는 '스팸 문자'가 왜 이렇게 때 맞춰 오는 걸까요? 대출할 생각도 없는데 자꾸만 오는 대출 문자와 자동차도 없는데 자꾸만 오는 대리기사 문자는 정말 사람 맥을 탁 풀리게 만든다니까요.
마지막 세번째는 [새치기의 법칙].
난 분명히 내가 좋아하는 그녀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내 친구에게 나중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딩동' 하고 먼저 오는 답장을 보면 백이면 백, 내 친구 쪽입니다. 그렇다고 답장 먼저 보낸 친구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결국 기다리던 메시지는 한참이 지나서야 아주 짧게 옵니다. [미안~ 이제 봤어~]. 이럴때는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정말 허무하고 허탈한 감정에 빠지기 일쑤이죠. 문자 메시지의 답장은 왜 이렇게 우선 순위를 안 지키고 제멋대로 새치기를 하는지, 정말 얄미울 때가 한두번이 아닌걸요.
3. 이미 보낸 메시지는 잊어라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민 고민하다가 메시지를 보내보지만 답장이 오질 않습니다. 이때부터 나도 모르는 집착은 시작되는 거죠. 아무리 집중해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책은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질 않고 5분에 한 번씩 휴대폰 액정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합니다. 그러면서 머리 속에는 자꾸만 이상한 생각들이 뭉게 뭉게 피어 오르죠. (사실 요즘은 카톡을 쓰는 분들이 많아 메시지 확인 여부가 바로 바로 확인 가능하므로 이런 고민을 하는 빈도가 줄어들었지만 카톡이 없던 시절엔 항상 아래와 같은 고민들이 우리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메시지를 보긴 한 걸까?'
'봤는데 답장을 안 하는 건 아니겠지?'
'메시지를 너무 성의없게 보냈나?'
이와 같은 쓸데없는 생각과 함께 '보낸 메시지함'에 들어있는 자신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뚫어져라 찬찬히 살펴봅니다. 문자를 받는 그 사람의 기분과 입장이 되어서 내가 보낸 별 내용도 없는 메시지를 읽어보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분석도 해보고 받은 사람의 기분을 추측해보지만 아무리 읽어봐도 내 머리만 더 복잡해질 뿐이죠. 이렇게 저처럼 사소한 메시지 하나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얘기는 바로 위의 제목과 같습니다.
'이미 보낸 메시지는 잊어라'.
어차피 휴대폰의 전송 버튼을 눌러 내 메시지가 전파를 타고 상대방의 휴대폰 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순간,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더이상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답장이 바로 오든 안 오든 이럴 경우엔, 그냥 마음 편히 먹고 묵묵히 하던 일을 계속 하며 답장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에요. 아무리 그러려고 해도 신경쓰여서 안 된다구요? 그런 경우엔 아예 휴대폰 전원을 꺼버리시거나 아니면 아예 잠이라도 주무세요.^^ 이 세상에서 가만히 답장 기다리는 것만큼 피곤하고 비생산적인 일이 없으니까요.
4. 문자 메시지보다 소중한 것은?
만약 위의 1, 2, 3번에 자신이 모두 해당이 되시는 분이라는 그 분은 저와 같은 '트리플 A형 성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저도 실제 A형은 아니지만 성격만큼은 초특급 트리플 A형 일때가 종종 있거든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가끔 우리는 별 거 아닌 문자 메시지 하나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목을 매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메시지? 그 사람의 답장? 물론 소중하죠.
하지만 그 메시지, 답장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몇 시간씩 아무 일도 못하고 누군가의 답장을 기다리는 제 모습이나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속상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에요. 억울하지도 않나요? 그 사람은 내 메시지를 본듯 만듯 신경도 안 쓰고 아무 생각없이 속 편하게 자기 할일하며 잘 지내고 있는데 같은 시간에 나 혼자만 방 안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어하고,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 하염없이 답장을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보면 말이죠.
5. 별의 목소리
혹시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의 목소리]라는 애니메이션을 아시나요? 이 작품에서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15살짜리 남, 녀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이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남자 주인공은 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여주인공은 목성에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이 때에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우주에서도 지구 사람들과 휴대폰으로 문자 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지구와 목성의 거리는 너무나도 멀기에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문자 메시지의 전파도 지구에서 목성까지 전달되려면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립니다. 즉, 이 두 주인공들은 상대방의 문자 메일 하나를 받기 위해 1년을 기다립니다.
말도 안 된다구요? 만약 우리에게 휴대폰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혹은 좋아하는 사람과 아주 멀리 떨어져서 편지를 주고 받는다고 상상을 해 봐요. 내 편지를 그 사람이 언제쯤 읽을지, 그 사람이 읽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답장은 언제쯤 올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기약 없는 답장만 기다리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넋 놓고 기다리는 일. 얼마나 바보 같은가요. 문자 메시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 위에서 얘기한 [별의 목소리]의 두 주인공들은 서로의 답장을 기다리면서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공간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묵묵하게 열심히 하며 서로의 답장을 기다립니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되 서로 잊지 않는 것].
이것이 이들의 사랑법인 거죠.
네, 결국 문자 메시지 보다 소중한 것은 내 자신입니다. 아주 당연한 얘기같지만 우리는 살면서 우리도 모르게, 별 거 아닌 것을 위해 우리 자신을 너무 쉽게 포기하고 쉽게 내어주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메시지 하나, 답장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한가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문자보다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그런 차분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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