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학개론] 이런 여자 만나지 마라1 - 솔직하지 못한 여자
안녕하세요. 앞으로 [연애학개론]을 연재하면서 중간 중간 '이런 여자 만나지 마라', '이런 남자 만나지 마라' 라는 제목의 '만나지마 시리즈'를 삽입하여 연재할 생각입니다. 즉, 제가 생각할때에, 연애할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와 여자의 유형에 대한 소개라고 보시면 될듯해요. 그리고 오늘 첫번째로 이야기할 연애할 때 만나선 안 되는 여자의 유형은 바로 '솔직하지 못한 여자'입니다. 글쎄요.. 과연 '솔직하지 못한 여자'가 뭐가 그리 문제이길래 이렇게 첫번째로 소개할까요? 지금부터 찬찬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남녀
사소한 에피소드부터 하나 얘기할게요.
여기 솔직하지 못한 남자와 솔직하지 못한 여자가 있습니다.
#1.[이제 갓 연애를 시작한 이 두 남녀가 극장엘 갔죠. 극장에는 통쾌한 액션으로 유명한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 A와 로맨틱 코미디물인 영화 B가 있었고 이 둘사이에서 고민하던 두 남녀. 내심 액션 영화인 A를 보고 싶었던 여자는 남자가 혹시라도 이 영화를 싫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난 아무거나 괜찮으니까 너 보고 싶은 거 봐.^^" 라고 얘기합니다.
이 얘기를 들은 남자는 살짝 고민에 빠지죠. 남자는 내심 액션 영화인 A영화가 보고 싶지만 '그래도 보통 여자들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니까..' 라고 생각하며 "우리 B영화 보자!" 라고 얘기합니다. 그렇게 뭔가 알 수 없는 찜찜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한 두 남녀. 이들은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야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둘 다 원하지 않는 영화를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극장에서 뿐만 아니라 음식점에서 음식을 고르는 상황, 여행 가기 위해 여행지를 고르는 상황 등에서도 종종 나타나게 됩니다.]
이정도면 눈치채셨나요?
결국 오늘 얘기하고 하는 '솔직하지 못한 여자'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그런 여자'를 뜻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여려서 상대에게 상처주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여자'를 의미합니다. 아, 물론 세상엔 '솔직하지 못한 여자' 뿐만 아니라 '솔직하지 못한 남자'도 많지만 오늘은 주제에 맞게 여성에 관한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주제는 남-녀 어느 한쪽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남-녀를 동시에 관통하는 얘기라고 이해하시면 편해요.
어찌됐든 위에서 얘기한 두 남녀의 헤프닝 정도면 얼마든지 웃으면서 넘길 수 있겠죠.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은 심각한 이별의 상황이나 고백을 거절하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여기 각기 다른 두 남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 남자의 이별 이야기
#1.[1년을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어느날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고 합니다. 이 남자는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그 이유'라도 확실히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그녀에게 끈질기게 헤어짐의 이유를 묻습니다. 그러자 결국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제는 좀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내가 요즘 더이상 누군가를 사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그럴 여유도 없고..미안.." 이라는 두마디 뿐이죠.
이 말은 들은 남자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내가 더 잘해주면 되겠지.' 라는 마음을 품고 그 다음 날부터 여자친구에게 더 자주 연락하고 더 자주 찾아가고 더욱 잘해줍니다. 하지만 분명 '니가 싫어져서 이러는 게 아니라던' 여자친구의 반응은 점점 더 싸늘하고 차갑게만 변해가죠.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힘들어 하던 이 남자는 어느 날, 그녀에게 이미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녀는 단지, 마음이 식었던 것 뿐이었죠.]
#2.[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그녀에게 자신의 호감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그녀의 승낙을 받아 한 달이 넘도록 즐겁게 데이트를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던 이 남자. 이제 그녀에게 언제 어떤 식으로 사귀자고 고백을 해야할까 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던 남자는 언제부턴가 조금씩 시큰둥해지는 상대의 반응과 함께 그녀가 자신에게서 조금씩 멀어지는 듯한 불안감에 고백을 서두르게 됩니다.
하지만 떨리는 고백의 순간, 그녀에게 들은 첫 마디는 꽤나 충격적이었죠. "그동안 저는 편한 오빠로 생각해서 만난 거였는데 오빠는 저를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으셨나봐요.. 우리 서로 생각이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순간 남자는 할 말이 없어집니다. 차라리 '별로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라거나, '막상 만나보니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라고 솔직하게 말해줬더라면 속상해도 괜찮았을텐데.. 지난 한 달간 오직 그녀만을 향했던 이 남자의 모든 노력과 이 둘이 만난 모든 시간들이 아무 의미없이 사라져버리는 순간입니다.]
이별보다 비참한 것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이별보다 비참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보통 우리는 이별의 순간 혹은 거절의 순간에 상대방에게 솔직해지기가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그 이유는 그 솔직한 이유로 인해 상대방이 더 상처를 받을까봐, 너무 미안해서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것이죠.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런 어중간한 태도와 눈에 훤히 보이는 뻔한 변명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저 또한 지금까지 살면서 말도 안되는 이유나 핑계로 상대방에게 이별을 통보했던 적도 있었고 그와 반대로, 일방적으로 이별을 당하거나 고백을 거절 당했던 기억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그토록 힘든 헤어짐의 상황에서 내가 가장 알고 싶었던 것, 궁금했던 것은 무엇이었나..를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건 바로 상대방의 솔직한 속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왜?' 라는 질문에 대한 솔직한 대답.
눈에 훤히 보이는 변명이나 핑계가 아니라.. 헤어지는 상황에서 정말 궁금했던 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 그 하나의 진실이었던 거죠.
진정한 배려의 의미
혹시 지금 이순간, 이별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 혹은 누군가의 고백을 거절하려고 생각하고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진짜, 변명을 대려면 상대방이 깜박 속아넘어갈 정도로 정말 그럴듯하게 대세요. 그렇게 하지 못하실꺼라면 어설픈 핑계와 변명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어설픈 핑계와 변명만큼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드는 게 없어요. 진정 마음이 식은 거라면, 그래서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거라면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를 해줘야 합니다. 당장은 미안하고 큰 상처가 되겠지만 전 그게 옳다고 믿어요.
과연 누구를 위한 변명이고 누구를 위한 핑계인가요?
상대방의 가슴에 이미 커다란 상처를 내버린 상황에서 나 혼자 끝까지 '착한 사람'으로 남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별의 순간 혹은 거절의 상황에서 어물쩡 넘어가는 것이 진정 상대방을 배려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것인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적어도 마음이 식었다면, 그래서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거라면 상대방에게 어설픈 미련이나 오해까지도 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오히려 진정한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 뜨겁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헤어지는 상황에서 누가 이별을 통보했건, 통보 받았건.. 그사람과 나, 어느 쪽도 '좋은 사람'일 수 없습니다. 둘 다 그냥, '아픈 사람'이죠.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진솔하고 솔직하게 대해주는 것.
이것이 그동안 나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해준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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