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학개론]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2) - 데이트 도중
2편이 조금 늦었네요.
오늘 [연애학개론]은 이제 막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하는 초기 데이트 단계의 남녀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소개팅으로 만난 그녀와의 두 번째 만남, 이른바 공식적인 첫 데이트의 날이 찾아왔습니다. 남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만나고, 데이트는 예정대로 훈훈하게 잘 흘러가는 듯 했죠. 그런데 평일에는 그리 사람이 많지 않던 극장이 오늘따라 붐빕니다. 그러고보니 화제작의 개봉날이라는 걸 깜박했습니다. 당연히 좋은 자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영화는 맨 앞줄을 빼곤 만석. 첫 데이트부터 그녀의 목을 아프게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그 다음 영화표를 끊고는 붕 뜨는 시간을 커피숍에서 보내기로 합니다.
그런데 의도치 않은 스케줄에 의해 커피숍에 오고 보니, 의례적으로 몇마디 주고받고 나니 막상 할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질문을 해도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그녀. 좀 전에 밥을 먹으면서 구체적인 호구조사까지 마친 상태. 데이트 전에 미리 생각해두었던 이야깃거리들도 이미 다 바닥을 드러낸 상태이고 보니, 더 이상 뭐 할 말은 생각 안 나고 쓸데없이 갈증만 자꾸 심해집니다. 아직 삼분의 일도 안 마신 그녀의 아메리카노에 비해 내 복숭아 아이스티는 이미 바닥을 보이고. 정적의 순간이 일초 일초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이 순간, 뭐라도 얘기해서 이 어색함을 타파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남자의 몸을 휘감습니다. 그 순간 문득, 데이트를 나오기 전에 pgr 유머게시판에서 봤던 유머 하나가 기적처럼 떠오르죠. pgr에서 글을 읽을 때만해도 분명 ‘이런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을 했건만, 이런 다짐은 잊은 지 너무도 오래, 더 이상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남자는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의무감에 떠밀려 자신도 모르게 입을 뗍니다.
“저기.. 제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네, 뭔데요..?”
“음.. 서울특별시에 많은 구가 있잖아요? 종로구, 서대문구 등등 말이에요.. 그 많은 구중에 가장 으뜸인 구가 어딘지 아세요?
“아니요, 어딘데요..?”
“바로.. 노원구요! 푸핫..”
“.....네?..”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듯 설명하며) 아, 그러니까 NO.1 구요 크크”
“아... 네..”
(정적)
순간 남자는, 이거 뭔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직감합니다.
‘아뿔싸.. 이거 어쩌지? 역시 괜히 했어ㅜㅜ 이 분위기 얼른 반전시켜야 되는데!’
마음은 더욱 조급해집니다. 무언가 벼랑에 몰린 기분. 더 이상 생각회로의 정상적인 동작은 불가능해지고, 남자는 이제 정신줄을 놓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얘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하핫.. 썰렁했죠? 이거 원래 제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 유머게시판에서 본건데, 할까 말까 계속 망설이다가 분위기가 너무 어색해서 해본 거거든요. 사실 그 사이트가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모여 있는 남초 사이트라서요. 그러다보니까 이런 썰렁한 개그들이 종종 등장해요크크 참, 얼마 전에는 허영무라는 프로게이머가 우승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무슨 가을의 전설이라느니, 황신의 가호라느니 별별 얘기들이 다 나오고 완전 난리도 아니었어요. 그 결승 상대방이 바로 국본 정명훈이란 선수였는데 이 선수가 바로 임요환 선수의 후예거든요. 아 참, 임요환 아시죠? 테란의 황제 임요환! 암튼 그래서...”
순간,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른 채 정신줄을 놓고 떠들던 남자는 문득 정신을 차립니다. 그리고 앞에 있는 그녀의 얼굴을 이제서야 찬찬히 바라보죠. 미세하게 일그러진 미간, 커피잔을 매만지는 검지, 살짝 내리깐 눈, 찻잔으로 고정시킨 건조한 시선과 오묘한 표정. 남자는 이제야 정신이 들며 뒤늦게 아차 싶습니다. 그리곤 머릿속을 떠도는 한 마디,
“망했다...”
2.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결국 문제는 쓸데없는 조급함과 도를 넘는 긴장, 그리고 무언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있습니다. 이런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 쉽게 말해 시작부터 이미 지고 들어가는 거죠. 나와의 데이트는 특별하다고 느끼도록 무언가 강렬한 임팩트를 주어야 한다는 압박감, 평범하게 이 시간을 보내면 말 그대로 무난하게 발릴 것 같은(?) 불안감이 스스로를 옭아맵니다. 말 그대로 자승자박의 상황. 상대방의 미모가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 [연애학개론]은,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이제 막 첫 번째 혹은 두, 세 번째 데이트를 하고 계신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이른바 연애 쌩초보들의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그 기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여전히 OX 문제는 유효함을 기억할 것
2) 대화의 핵심은 말하는 것이 아닌, 들어주는 것
3) 공감대를 찾아 파고들 것
4) 웃기려는 사명감을 버릴 것
5) 할 말이 없을 때일수록 침착할 것
2-1. 여전히 OX 문제는 유효하다
사실 지난번 글을 통해 OX 문제의 중요성은 충분히 강조를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OX 문제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데이트 신청이 아닌 데이트 도중입니다. 두 가지 대화를 비교해보죠.
남자 : “우리 저녁 뭐 먹을까요?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으세요?”
여자 : “글쎄요, 특별히 먹고 싶은 건 없는데..”
남자 : “아, 그래요? 음.. 그럼 뭐가 좋을까..”
여자 : “저는 아무거나 괜찮아요, 먹고 싶은 걸로 고르세요.”
남자 : “아, 저도 뭐든 안 가리고 잘 먹는 스탈이거든요~”
여자 : “아, 네..”
남자 : “음.. 뭐먹지..? 우리 일단 걸으면서 생각할까요?^^;”
여자 : “네.. 그래요.”
(한참을 걸은 후)
남자 : “흠.. 이쪽엔 마땅한 음식점이 별로 없네요.. 죄다 옷가게에 술집 뿐이고.. 흠.. 어디가 좋을까나..”
그녀 : (지친 듯 가까운 음식점을 가리키며) “저기요.. 그러지 말고 그냥 여기 가요, 그럼.”
남자 : “아! 그럴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들어갈걸 괜히 한참을 삥돌았네요..^^; 흐흐”
그녀 : “그러게요..”
이렇듯 특별한 계획이나 대안 없이 무작정 그녀의 의중만을 캐묻는 것은 배려를 가장한 테러입니다. 친밀한 사이가 아닌, 이제 막 서로를 알기 시작한 초기 데이트에서 “저 이거 먹고 싶어요!” 라고 손 흔드는 여성분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자, 그럼 이제 같은 상황에서 OX 문제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자 : “우리 저녁 뭐 먹을까요?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으세요?”
여자 : “글쎄요, 특별히 먹고 싶은 건 없는데..”
남자 : “그럼 뉴델리 어때요? 제가 어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까 대학로에선 여기가 맛집으로 유명하더라구요.^^ 인도음식 좋아하세요?”
여자 : “아 근데 어쩌죠? 제가 매콤한 걸 잘 못먹어서..”
남자 : “아 그래요? 매운 걸 못 드시는구나.. 흠.. 그럼 크라제버거는 어때요? 수제 햄버거 좋아하시면 여기도 괜찮은데.”
여자 : “음.. 햄버거는 좋아해요.”
남자 : “그래요? 잘됐네요.^^ 그럼 거기로 가요~!”
지난번 글에 이어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결국 핵심은 “어떻게 할까요?” 가 아닌, “이렇게 하는 게 어때요?”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데이트 신청에서 뿐만 아니라 데이트 도중에도 OX 문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2-2. 경청의 마력 - 액션이 아닌 리액션으로 승부하라
제가 종종 농담삼아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열심히 고개만 끄덕여도 그녀는 이미 당신의 연인” 이라는 말인데요. 물론 꽤나 과장이 섞여있는 말이지만 농담만은 아닙니다. 연애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에서 경청, 즉 ‘들어주기’의 힘은 그 어느 것보다 파급력이 큽니다. 경청만큼 나의 호감도를 손쉽게 증폭시키는 열쇠도 드물죠. 다만 그녀를 내 연인으로 만들기 위해선 경청과 더불어 남자로서의 남자다운 매력이 함께 어필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경청’만으로는 연인이 아닌 편안하고 좋은 고민 상담 친구가 될 확률도 유력하니까요.
어찌됐든 일단, 데이트에 임하는 우리들의 문제는 ‘액션’으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즉, 내가 쏟아내는 말과 행동을 통해 매력을 어필하고 호감을 얻어내며 무언가 데이트의 반전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결국, 열심히 말하는 사람은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의 매력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녀의 말을 조용히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여주고 때로는 맞장구를 쳐주며 감탄하거나 함께 아쉬워해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들의 호감도를 높이기엔 충분합니다.
사실 열심히 들어주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걔 중에는 속으론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딴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만 열심히 들어주는 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래선 곤란하죠. 이런 태도는 몇 번의 대화가 오고가면 금방 들통나게 돼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남자와 여자가 아닌, 말 그대로 작업 정신을 버리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한 거죠.
더불어 쓸데없는 충고나 조언은 불필요합니다. 특히나 우리 남자들은 여자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무언가 명쾌한 조언이나 충고를 해주지 못해 안달입니다. 이게 문제예요. '조언병'을 버리세요. 사실, 누구나 다 해줄 수 있는 뻔한 조언을 듣고자 그녀가 입을 여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단지, 나의 얘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뿐이니까요. 결국 대화의 핵심은 말하는 것이 아닌 들어주는 것입니다. ‘경청’의 힘을 꼭 기억하세요.
2-3 공감의 교집합을 찾아라
하지만 이 경청이라는 것이 단순히 ‘열심히 들어주는 것’에서 끝나면 곤란합니다. 결국 우리가 경청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은 서로간의 교감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죠. 공감대 형성을 통해 너와 나의 생각의 다르지 않다는 것, 다시 말해 우리가 ‘대화가 통하는 상대’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가 필수이겠죠. 만약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 열심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교감의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보통 초기 데이트에서 여자분들은 말수가 적습니다.
이런 경우 남자분들이 다양한 질문들 통해 그녀와 나의 공감의 교집합을 찾아내야 합니다. 영화, 음악, 드라마, 스포츠, 연예, 음식, 여행 등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질문을 던지고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 가운데 딱 한 가지라도 서로가 공통된 관심분야가 있다면 이 부분을 놓치지 마세요. 공감의 교집합을 찾았다면,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속된 말로 물고 늘어지세요. 그냥 흐지부지 다른 주제로 넘겨서는 곤란합니다. 그런 공감의 시간이 쉽게 찾아오는 건 절대 아니니까요.
서로 얘기가 통하는 그 한 가지 분야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열심히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대화의 말미에,
“우리 그럼 다음에 김연우 콘서트 같이 가요.^^”
“우리 언제 한번 두산 경기 때 잠실 한번 가죠.^^”
라는 식의 훈훈한 결말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잊지 마세요, 지금은 공감의 시대라는 걸 말이죠.
2-4. 웃기려는 사명감을 버려라
데이트에 실패하는 남자들의 가장 큰 패착의 원인은 상대방을 재밌게 해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되는 무리수입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테크트리입니다.
[무언가 재밌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압박감 ⇒ 본의 아니게 말이 많아짐 ⇒ 말은 많은데 별로 영양가 있는 내용들이 없음 ⇒ 분위기 썰렁해짐 ⇒ 어색한 분위기 반전을 위해 농담을 던지며 더 말을 많이 함 ⇒ 상황은 더욱 복구 불가능한 악화일로로 치달음 ⇒ 정신줄 놓은 패닉 상태 ⇒ 결국 유머러스한 사람이 아닌 우스운 사람으로 전락 ⇒ 통한의 GG]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우리가 그녀를 웃길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뭐, 상대방 웃기러 데이트 나왔습니까?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재밌는 사람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오늘 데이트가 즐거웠느냐, 그렇지 않느냐’ 입니다. 어차피 내가 굳이 내 입담으로 상대방을 웃겨주지 않아도 영화, 연극, 맛있는 음식, 스포츠 관람, 길거리의 공연 등 그녀를 즐겁게 해줄 데이트 콘텐츠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즉, 내가 그녀를 즐겁게 해주지 않아도 그날의 데이트가 그녀를 즐겁게 해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죠. 결국 데이트는, 데이트 후에 어떻게 그날에 대한 이미지를 남기느냐 하는 이미지 싸움입니다.
더불어 내가 누군가를 웃기는 데에 소질이 없다면, 내 나름의 진지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어필해도 충분합니다. 유머러스함이란 말 그대로 옵션일 뿐, 데이트 성공의 필수 요소는 아니니까요. 우리는 그녀를 웃기기 위해 데이트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즐겁기 위해 만나는 것일 뿐. 그러니 부디, 데이트를 편안하게 즐기시길 바랄게요. 웃기려는 사명감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면 의외로 데이트는 쉽고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그녀는 자신을 웃겨줄 개그맨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라, 단지 ‘나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온 것이니까요.
2-5. 할 말이 없으면 차라리 말을 하지 마라
우리가 데이트를 하면서 가장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바로 마가 뜨는 순간, 즉 침묵이 기나긴 정적으로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이런 순간에 침묵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쓸데없는 말을 꺼냈다가 상대로부터 “네?”라는 반문에 “아, 아니에요.” 라며 급히 정신줄을 잡는 상황이 종종 일어납니다. 저는 이렇게 침묵과 정적의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폭주하시는 분들에게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할말이 없으면 말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라고 말이죠. 쓸데없이 가벼운 사람으로 비치느니 차라리 과묵한 사람으로 비치는 게 낫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어차피 초기의 데이트란 어색하고 뻘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거라는 거죠. 그러니 굳이 대화가 붕 뜨는 어색한 시간을 남자 쪽에서 일부러 타파하고 극복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 순간을 조금 어색하게 보내면 그뿐, 괜히 조급해하지 마시고 다른 대화 주제를 천천히 생각하세요. 데이트를 하며 나의 조급함과 조바심을 상대방에게 내비치는 것만큼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미모의 상대방을 만날수록 정신줄을 잡으셔야죠.
할 말이 없으면 차라리 말을 하지 마세요.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침묵의 타이밍에 꺼낼 이야깃거리를 평소에 한, 두 가지 정도는 구비해두고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는 주로, 침묵의 정적이 흐르는 순간에 상대방이 신경 쓴 그날의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데이트를 하러 나올 때는 포인트를 주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죠. 예를 들면, 머리핀이라던가, 구두 혹은 매니큐어 색깔 등등. 이런 경우 저는 그런 부분, 그날 그 사람이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죠.
“머리핀이 예쁘네요? 옷 색깔이랑 참 잘 어울려요. 직접 고른 거예요?”
“어? 매니큐어 색깔이 독특하네요. 처음 보는 색깔인데.. 네일아트 한 거예요?” 등등
나름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찌됐든 그 주제가 어떠하든간에 서로간의 어색한 상황에서 대화의 끈을 이어갈 이야깃거리들을 한, 두가지 정도 가지고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3. 우리들의 성공적인 데이트를 위하여
쓰다보니 얘기가 길어졌네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점은, 절대로 데이트를 하면서 '있는 척, 잘난 척, 센 척' 이 세가지 척척척을 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훈훈한 모습으로 호감지수를 올려놨어도 이 세 가지 척척척이 드러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내가 어색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방도 어색해하고 내가 진솔하고 편안하면 상대방도 진솔하고 편안해지는 법이죠? 성공적인 데이트의 핵심은 과장과 허세를 버리고 진솔하고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물론 마음은 언제나 편안하게 상대방을 대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구요? 그 마음, 저라고 왜 모르겠습니까..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 앞에만 가면 데이트 울렁증을 일으키는 이놈의 소심한 심장이 문제라면 상대방과 편안하게 술 한잔을 나누는 것을 권합니다. 이도저도 안되면 차리리 술을 한잔 나누세요. 어색하게 대화도 안 나누는 영화나 연극 보면서 시간을 때우기 보다는 시원한 소주 한잔 나누며 진솔하게 대화를 하는 것도 데이트 성공을 위한 좋은 대화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그녀도 나랑 똑같은 사람입니다. 상대방을 어렵고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데이트가 어렵고 힘들어지는 것임을 잊지 마시고 당당한 자신감과 진솔함으로 무장하시길 바랄게요. 당당함과 진솔함만큼 좋은 무기는 없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얘기는 여기까지네요.
이번 주말, 그녀와의 데이트를 앞둔 당신, 그럼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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