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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개팅

소개팅 전선에 나서는 남성 동지들께, 이것만은. 3-4

③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다지만한번 찍어보고 넘어오면 우리가 무슨 왕자님표 티타늄합금강도끼냐?

전편에서 말한 '셋째내가 뭔가 문제가 있나?' 에서 우리가 그래도 그녀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때그때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그냥 포기하는 것아니면 자학하는 것나는 사실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이성적인 논리로 입증하거나반박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닌데 왜 '설득이 끼어드느냐고 하신다면 모르는 소리사람은 논리로만 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설득의 논리에 감복하는 경우가 생긴다여기에는 설득하는 '태도', 설득의 '언변들도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한가지만 덧붙이자면연애는 반드시 두 사람이 동시에 사랑에 빠질 때만 이루어지는 관계는 아니다우리의 감정이 그녀를 납득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연애는 종종 이루어진다. (비록 그 둘이 같이 진행되다 동시에 종료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연애는 감정이 아닌관계를 이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다시 한가지만 덧붙인다면 혈액형점이 그저 우스갯소리에 가까운 것에 불과하지만재미는 있는 것처럼 별로 의미는 없을 수는 있어도 재미는 없지 않은 나만의 남녀론을 펼쳐보자면남자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감정에는 성욕이 절대적으로 개입되며남자의 섹스가 찰나에 타올랐다가 불현듯 사라지는 찰나의 욕망인 것처럼 남자가 여자에게 반하는 타이밍은 언제나 여자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한발 앞서 이루어진다그건 여자가 사랑에 빠질 때에는 성욕 외에도 존중감(이를 자존감자존심 그 비슷한 어떠한 다른 단어로 바꿔도 유효하다)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성욕에 비해 그러한 감정들의 속도는 꽤 느리고남녀의 사랑이 가속되는 순간이 서로 다른 것은 그 때문이다때로는 여자에게 있어서 성욕과 그러한 감정들은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여서그러한 감정들로 성욕이 발현되거나 혹은 그 감정들이 곧 성욕이기도 하다때문에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남자자신을 위해(혹은 자신으로 인해변화하려는 남자와 (반대 경우와는 크게 높은 퍼센테이지로사랑에 빠지거나혹은 사랑에 빠지지 않았는데도 연애에 돌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렇다면 설득의 유효한 무기는 이미 밝혀진 셈이다.

여기에서 그녀들이 잘 쓰는 말 또 하나를 떠올리자면그것은 '잘 모르겠어

그게 얼마나 사람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인지그녀들은 정말 '잘 모르는것 같다대체 그녀들은 왜 그런 말을 할까물론 이런 표현은 대부분 거절을 완곡하게 하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이미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로 했으니그녀가 지금 이순간 100% 확신을 가지고 날 거절하지만 그러기엔 미안해서 돌려 말하기는 것이라고 보지 않고 정말 결정을 못 내리는 거라고 해두자그녀들의 '잘 모르겠어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때문이 아니라 정말 '곤란함이나 '머뭇거림'이라고 가정해보자는 것이다.


그럴 경우 그녀들의 '잘 모르겠어는 사람에 따라서 너무 다르지만보통 이런 경우가 많다사실 지난번에도 이야기를 잠깐 했던 것과 연관이 있는데,

연애하고 싶어 소개팅을 했고또 항상 남자친구남자친구노래를 불렀어도막상 연애한다고 생각하면 

겁이 나는 것이다.

그 겁을 왠지 모를 경계심불안감두려움뭐라고 표현해도 좋지만 유시진의 <베이지톤삼색체크>라는 만화에서,

'사랑은 자아의 치명적인 위기다'

라는 말을 빌려와서 설명해도 좋을 듯 하다멋있게 말하면 자아의 자동방어기제의 일종인지도 모르겠다좀 멋없게거칠게 말한다면 '변화'가 무서운 것일 수도 있다지금 싱글인 자신의 현 상황이 지루하고만족스럽지 않을 수는 있다하지만 그것은 익숙하다현 상황이 변화한 후에 다시 커플로서 안정될 수 있고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하지만 '변화는 그 자체로 두려운 것이다간단히 예를 들자면늘상 입고 다니던 스타일의 셔츠가 아닌조금 화려한 셔츠를 산다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언뜻 손이 가지 않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머뭇거림과 불안감, '변화'는 쉽지 않다더군다나 그녀들 중 많은 수는 연애에 대한 많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고그 판타지는 곧 연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말한다연애 소설드라마소녀 만화들이 그 주범일지아닐지는 여기서는 논하지 말도록 하자어쨌든 그 높은 기대감은 오히려 연애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을 높히기도 한다흔히 '눈이 높다'고 하는 말그건 남자 키나 재정적인 조건들을 말하기보다는연애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얼마 전에 영화로도 개봉했지만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를 항상 괴롭히는그리고 그녀의 결정을 항상 방해하는 그것은 무엇인가그것은 바로 '과연 이 사람이 Mr. Right 일까?' 하는 의문그것 또한 우리의 고백에 그녀들이 머뭇거리는 이유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이럴 때는 설득하는 수 밖에 없다이럴 때 그녀들은 자신의 용기없음이나경계심을 합리화하기 위해 우리에게서 뭔가 미진한 구석을 찾으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키가 작아서난 차없음 안돼나보고 걸으라고하는 속물적 핑계에서부터 시작해서 남자가 줏대가 없어혹은 너무 말이 많아아니면 말이 너무 없어하는 트집잡기를 거쳐서 뭔가 휠링이 없어귓가에서 종소리가 안 나하는 형이상학적인 변명까지그것은 다양하다. 

그러니 그런 경우에는 설득하는 수 밖에 없다나는 이미 설득을 어떻게 하는거라는 이야기를 이미 다 끝냈다누가 말했더라사랑은 그래서 하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는거라고그 말을 내 멋대로 조금 바꿔서 엉뚱한데 갖다붙여보면나에게는 이런 미진한 구석이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노력하겠다나에게도 한번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행복하게 해주겠다클리쉐적인 멘트일지도 모르고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가장 많이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효과적인 말은 '노력하겠다' '한번만 기회를 달라의 두가지 말이며이것이 연애에 있어서 곧잘 통하는 매직 워드다.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지만이러할 때도 이벤트나 선물은 경계하는게 좋다가뜩이나 부담스러워서 망설이는데부담을 더해줄 필요는 없다혼란스러울 때 선물을 받고 감동하거나이벤트를 보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조트리오의 노래  
'몰랐어'라는 노래가 있는데그 가사 중 '밤새 꽃을 보며 날 사랑함을 깨달았단 너의 얘기이라는 가사가 있다현실에 그런 일은 거의 없다이건 <미스터 초밥왕이 아니다마음을 움직이는 초밥이런걸 전력으로 연구해서 영혼을 고향으로 날려보며 여태까지의 부정적인 감정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일은 정말 어렵고어렵고어려운 일인 것이다고백은 담백하게 하는게 가장 좋다거절당했을 때의 피해도 가장 적고.

다시 한번 노파심에서 이야기하는데설득이라는건 좀 지난하고 짜증나는 일이다자존심도 상하고안하고 말지하는 생각도 들기 마련이다그러다보면 보통 우리들은 '너는 얼마나 잘나서 그러냐?' 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속이 꼬이는 것이다그렇지만 그걸 티를 내서는 안된다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순간게임 오버다심지어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결승점은 멀어져간다고 생각하면 된다우리가이렇게까지 하든 말든우리 엄마가 '으휴내새끼 고생해쪄하고 우리 엉덩이를 쳐주는 것처럼 그녀가 우리의 노력을 지금 이 시점에서 인정해줄 이유는냉정하게 말하면 없다그녀도 을녀의 일부겠지만우리도 갑남에 불과하지 않은가정히 자존심이 상하면아예 자존심을 버리고 매달려라징징대는 남자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지만자존심을 버릴만큼 절실한 감정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면그건 유효하다그렇게라도 그녀의 마음을 돌리는게 낫다그리고 나중에 징징대면 된다. '이짜나나 그때 쫌 서러워쪄

우리는 종종 연애를 너무 쉽게 포기한다왜 이렇게 쉽게 포기하나? '잘 모르겠어한마디에 '얜 아닌개벼하고 돌아서는 우리의 엉덩이는 종종 너무 가볍다우리의 도끼날은 티타늄합금강이 아니다몇번을 찍어도 안 넘어오는 나무라는게 있다포기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하지만 우리의 도끼날이 티타늄합금강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은 더 찍어볼 필요도 있다내가 지현우도김동률도알렉스도 아닌데 대략 찍어보니 와락 안겨오는 연애를 꿈꾼다면그게 판타지다그건 결전을 벌여 패배한 것이 아니라보무도 당당하게 쳐들어왔다가상황이 여의치 않자 전군을 휘몰아쳐… 냉큼 도망가는 행위다. 





23. 거절은 거절이고승락은 승락이다

우리 주변에는 관심법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상대가 한사코 아니라고 하는데 우린 맞다고 하고우리는 맞다고 하는데 상대는 아니라고 한다무엇이 맞는걸까물론 상대의 속내를 짐작해보는 것은 필요하다눈치와 센스의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둔한 남자는 참으로 답답한 것도 사실이고알아서 해주었으면… 하는 여자의 마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상대의 부정을 긍정으로 만들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츤데레란 것도 있지 않냐고글쎄자신의 감정을 올곧게 표현하지 못하는건 사실은 조금 유아적인 것에 가깝다고 말한다면 너무 지나친걸까오히려 그건 그것대로 비난의 대상이 아닐까말이 좋아 츤데레지내가 쿈이었어봐라하루히 같은 애 곁에서 한시간을 견디겠냐고그래도 내가 좋아하게 된 애가 츤데레인데 어쩔거냐고하루히가 쿈을 왜 좋아하나쿈이 관심법을 써서 좋아하나쿈이 하루히를 넘겨짚은 적이 있던가내가 하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고 믿지 말자는 것이다그러니 예스는 예스노는 노아주 명쾌한 것이다그게 위험부담도 적고책임 소재도 분명하다.

우리는 관심법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부르던가?

그렇다우리는 그들을 스토커라고 부른다.

스토커와 열정적인 남자의 경계는 애매한 것 같아도분명하다진상과 날 많이 좋아했었던 남자의 경계는 저지르는 사람만 구별하지 못하지보통 상식적인 사람들은 칼같이 구별한다나는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했을 뿐이다. '여자의 노는 예스라능~' 이라고 말하고 있는게 아닌 것이다거절과 승낙의 경계를 모호하게 가지라는 것이 아니다스토커와 열정적인 남자진상과 날 많이 좋아했던 남자의 경계는 보통 상식적인데뭔지 모를 가슴 벅참에 가득한 우리는 그 상식을 종종 잊어버린다그 경계를 상식이지만대략이나마 다시 한번 입 아프게 말씀드릴텐데 물론 이건 수학 공식이 아니므로 모든 경우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순 없지만자신만은 예외의 경우라고 착각하시지 말길 당부드린다.

새벽에 전화하지 말자. <-- 너는 잠 못 자도그녀는 잠 자야 한다.
집앞에 찾아가지 말자. <-- 집앞에 찾아가서 기다리면 … 무섭다.

그런 우스개가 있다여자들이 싫어하는 얘기 3 위 축구 얘기, 2위 군대 얘기, 1위는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마찬가지다.

새벽에 집앞에 찾아가지 말자. -_-; <-- 잠 자야 하는데무섭다.

그밖에도 여러가지 있지만, 

주변 사람들 동원하지 말고함부로 소문내지 말자. <-- 좋아하는 여자를 구설수에 오르게 하지 않는게 최후의 예의다.

이런 사람 의외로 많은데수많은 연애 서적에서 아주 쉽게 해버리고 마는 충고가 주변의 친구들을 공략하라는 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일종의 연애의 금언화된 듯그러나 이건 그 자체로 예의가 아닌 경우가 많다연애는 기본적으로 1:1 의 관계다여기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늘어놓는 순간 통제할 수 있었던 관계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바깥으로 확장된다친구들이 도와주면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왜 더 힘드냐고 할지 모르겠는데통제할 수 있는 범위 하에서 도전하고도전해도 잘 안 되는게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버린 상황에서 뭐가 제대로 되겠는지를 생각해보자될 리가 없다또한 보통 소개팅에서는 주선자에게 다시 한번 개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소개팅에 임하는 남녀는 서로를 인사시켜준 시점에서 주선자를 관계에서 배제하는게 좋다납득하기 편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주선자를 포함한 제삼자에게는 그 관계는 기본적으로 남일이고그건 흥미거리라는 뜻이다남 연애질 하는 것만큼 입에서 입으로 빠르게 도는 일 많지 않고그만큼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녀들이 상처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런 의미에서 예의가 아니며내 친구든그녀의 친구든 개입시키지도 말고공략하지도 말고 그냥 오롯히 혼자의 힘으로 맞서는게 가장 깔끔하고신사적이며심지어는 가능성도 제일 높다.

 정도면 무난하게 진상이 아니 될 듯 싶은데무엇보다도 중요한건, (다음을 보세요)



 2번이나 찍었는데도안 넘어오면 내 도끼자루는 썩은 나무인가효

유감이지만그렇다.

전편과 위에서 나는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그녀의 마음을 지레짐작하고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우리의 엉덩이가 너무 가볍지 않나 하는 반성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한번 거절에 금세 포기할 정도면그만큼 그 마음도 가벼웠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설득을 하라고도 이야기 했고포기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했지만그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거나 '잘 모르겠어등의 반응을 보였을 때의 이야기다그럴 때도 관심법을 사용하여 '거절이 아니겠냐능!' 하고 그녀의 마음을 지레짐작하지 말고한번 더 달려들어 보라는 것이었다. 

물론 거절당했고그게 거절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어떡하겠나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부딪쳐봐야지하지만 그 한계도 대략 두 번 정도다두 번 넘게 찍어대다간 진상이 된다설명하자면,

만약 두번이나 도전했는데 거절당한다면확인사살입죠.

혹시 이런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생각할 시간도 주었고나름대로 설득을 한다고도 했는데 여전히 그녀가 잘 모르겠어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라고 한다면 진심으로 충고드린다미련없이 포기하시라그건 정말 그녀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는 뜻이다아니면 우리한테 정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거나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런 분과는 커플이 되어도 긴 시간 함께하진 못한다그건 뭐개인적인 견해고아까 했던 말과 모순되는 말인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긴 한데(나는 모순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정도면 할만큼 한거다더 해봤자 우리 꼴만 우스워지고 얻을 수 있는게 없다. 연애는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그녀만큼 나도 행복해야 하고존중해주고 싶은 그녀만큼 나도 인정받고 싶고공주처럼 대해주고 싶은 그녀만큼 나도 왕자처럼 대접받고 싶고또 그래야 하는 것이다우리에게도 자존심이 있고지켜야할 체면이라던가뭐…유사한 기타 등등이 있다개인적으로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줬는데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거나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건 그 여자가 나쁜 거라고 생각한다나쁜건 아닐지라도더이상 애가 타고가슴이 쓰라린걸 참아가며 도전을 해야 할 이유를 그녀 스스로 망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지금 당장은 너무나도 원하는 그 마음에 다시 한번 도끼질을 하고 싶겠지만… 생각해보라이번주에 당첨 안된 로또 복권한주 더 사면 왠지 될 것 같지만 결국 안 되지 않던가. 



② 단번에 거절당해따;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러십니까아쉽군요그럼 안녕히 가세요할 수 밖에민망한 마음에 진상 부리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③ 그밖의 거절

소개팅을 무사히 잘 마치고 나서 이틀 쯤 후에 전화를 했다. '혹시 다음주 주말에 시간 나세요?' 

이래서 바쁘고저래서 힘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그러시구나그럼 혹시 그 다음주말에는요?

어떡하죠제가 요새 회사가 결산이라서 계속 바쁜데주말에도 출근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이런 식의 대답이 돌아왔다그럼 '아참바쁘신 분이로구나하고 생각해야 할까?

대개는 '연락 하지 말아주세요란 뜻이다사실 이런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역시 연애라는게 자기 일이 되면 눈 앞에 황사가 끼는 법이라남 일 같았으면 이러쿵저러쿵 훈수도 잘 둘 것을 '그래도 설마하는 생각으로 계속 붙들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거 무슨 뜻일까?' 하면서 굳이 주위에 물을 것 없다누군가 당신에게 '이거 무슨 뜻일까?' 하면 당신이 대답해줄 바로 그 말이 정답이다.

아예 전화를 받지 않거나연락한다고 해놓고 하지 않거나 하는 방법으로 거절의 뜻을 표시하곤 하는데 나는 이건 아주 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그나마 조금 나은 방식은 주선자를 통해 거절하는 방식이다.

'있잖아걔가 너 참 착한 것 같고괜찮대그런데 남자로는 안 보인대'


남자가 왜 남자로 안 보이나나는 남자란 말이다우리의 성정체성까지 흔드는 저런 거절 멘트여성 분들 자제해주시기 바란다정말 마음도 아프고또 남자로서의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 이상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거절 멘트다괜히 주변의 여자친구들 붙들고 '내가 진짜 그렇게 남자로 안 보이냐어쩌냐그런 얘기 주절대다가 친절한 그 여자친구, '아냐너 남자로서 매력 있어그냥 걔랑 잘 안 맞았을 뿐이야이런 위로해주는 상황 연출. '그럼 너 나는 어때?' 이렇게 진상짓으로 흘러가는 스토리 완성.당신의 어떤 거절세상에 진상을 한명 탄생시킬지도 모릅니다.

어쨌든저런 멘트가 좀 흔하게 사용되어 주선자를 통해 들어오게 되는데똑같다무슨 뜻인지 고민할 것 없다그냥 말그대로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이다.



④ 거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거절 당하는건 가슴 아픈 일이다자신감도 잃는다진상이 왜 진상이 되는가겁이 나거나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거절당했다는걸 인정하기에는 무서운 것이다거절 당함으로써 얻는 상처를 직면할 용기가 없기 때문에 패악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거절을 당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에 그 거절이 진짜가 아니라고 믿기도 한다. 

거절 당하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거절을 당해본 사람은 아주 잘 알고 있다거절당한 후의 가슴 속에 남은 폐허를 복구하는데 만만치 않은 니코틴이나 알콜이 들어간다는 것도 종종 경험해본 사실이다그렇게 거절당한 사람의 심정은 아마 누구도 눈물 이모티콘 그려가며 이해할 수 있는 일일 듯 하다.

하지만 자존심이라는 것이 무엇인가국어사전만 찾아봐도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이라는 정의가 나온다처음 이 '거절챕터를 시작할 때 나는 네가지를 이야기 했다.(1) 쉽게 포기 하지 말 것, (2) 언제나 당당할 것, (3) 진상이 되지 말 것, (4) 후퇴할 수 있을 때 명예롭게 후퇴할 것. 첫번째와 두번째세번째는 구구절절히 이야기한 것 같다그렇다면 네번째를 이야기할 때다.

명예롭게 후퇴할 수 있을 때 GG 치자.
 GG 가 뭔가. good game 했다는거 아닌가졌다고 씨발좆같자나치터새끼비겁자!하고 욕하거나 게임을 드랍시켜버리면 당장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그 본질은 '협상잘못한주제에도리어우리보고폭도라네?' 에 불과하다자신 스스로 자신을 욕보이는 것이다자존심은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랬다비록 게임엔 패했지만좋은 게임이었다고즐거웠다고 말하면서 깨끗히 손을 털고 악수하며 뒤돌아서자. 그게 스스로가 스스로를 대접하는 것이다.